Today - Smashing Pumpkins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really known
93년 나왔던 이 곡이 그토록 사랑스러운 이유는 바로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really known'때문이었다.
디스토션 잔뜩 걸린 기타위로 비음먹힌 빌리 코건의 가는 목소리는 중독적인 매력을 전해줬다.
어긋나는 듯하면서도 어울리는 듯한 이 하모니 위에 흐르는 노랫말은 하루를 시작해야만 하는 일상속에서 아침이면 그 뻔할 하루를 늘 새로운 '오늘'로 단장시켰었다.
빌리 코건의 천재성으로 물들어졌다고 평가받는 스매싱 펌킨스의 몽환적이고 사이키델릭한 음악에는 100% 탑승하지 못했더라도, <Creep>으로 시끄러웠던 90년대 초, <Creep>의 엇박자 기타보다 <Today>의 기타가 더 아름다웠었다. 여기서 갈렸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I'm a creep, I'm a weirdo'보다는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known'가 조금이라도 더 밝았다. 그걸로 충분했다. 물론, 지금도.
고통스러웠어도, 힘들었어도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known'...
Today is the greatest day I've ever known
can't live for tomorrow
tomorrow's much too long
I burn my eyes out before I get out
I wanted more than life could ever grant
bored by the chore of saving face
today is the greatest day I have ever known
can't wait for tomorrow
I might not have that long
I'll tear my heart out before I get out
pink ribbon scars that never forget
I've tried so hard to cleanse these regrets
my angel wings were bruised and restrained
my belly stings
today is, today is,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known
I want to turn you data-on
I want to turn you round
I want to turn you data-on
I want to turn you
today is the greatest
today is the greatest day
today is the greatest day that I have ever really known
Smashing Pumpkins
1988년 시카고에서 빌리 코건을 주축으로 잉태된 스매싱 펌킨스는 펑크(punk) 일색이었던 얼터너티브 신에 예술성의 깃대를 꽂으며 포스트 너바나를 놓고 벌인 서바이벌 게임을 승리로 이끈 그룹이다.
그들은 얼터너티브 특유의 거침에 몽환적이고 사이키델릭한 소리샘을 끌어들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음악적 혁신을 일궈냈다. 듣는 이들에게 단일한 임팩트만을 남겼던 얼터너티브 록의 약점을 커버하며 그것이 한 때의 유행으로 사그러드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다. 한 곡 안에서도 템포와 곡조를 수시로 변화시키며 얼터너티브 아트 록의 수준으로 그것을 견인했던 것.
(93년 [Siamese Dream] 자켓. <Today> 수록. 유망주에서 스타로 변신한 순간) 1993년의 [Siamese Dream]과 1995년의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의 수록곡들, 예를 들면 'Cherub Rock', 'Disarm', 'Mayonaise', 'Tonight, Tonight', '1979',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등이 이를 잘 대변해주었다.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사이키델릭, 헤비 메탈, 클래식 등의 다양한 컬러사운드가 토해내는 음악적 마력에 팬들은 마냥 홀려버렸다. 평론가 닉 두어덴은 심지어 앨범을 두고 ‘지금까지 레코드 된 앨범 가운데 최우수작’이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는 멤버간의 파트너십보다는 리더인 빌리 코건의 천재성에 빚진 바가 많았다. 커트 코베인과 함께 1990년대의 천재 뮤지션 군(群)의 꼭대기에 위치하는 아티스트로 대접받는 그는 독재자 기질을 십분 발휘해 그룹을 조타했지만 결국 이게 문제였다.
드러머 지미 챔벌린을 해고하고 컴퓨터 드럼으로 [Adore](1998)를 커팅하더니 그를 다시 불러들여 [Machina: The Machines Of God](2000)을 산파하는 등, 내외부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것. 계속해서 여성 베이시스트였던 다아시(D'Arcy)가 마약 문제로 떠났으며 제임스 이하(James Iha)도 퍼펙트 서클(A Perfect Circle)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그의 곁에 유일하게 남은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말썽꾼 지미 챔벌린이었다. 빌리 코건은 얼마 전 이에 대해 “진실을 밝히자면 제임스 이하가 스매싱 펌킨스를 해체했다. 내가 아니고 지미도 아니고 제임스였다. 그는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우리 곁을 떠났다. 진실로 큰 슬픔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쨌든 빌리 코건은 이후 그룹 즈완(Zwan)을 통해 음악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이것도 얼마 가지 못해 결국 솔로로 독립할 것임을 선언했다. 동시에 “우리 모두는 번영하고, 행복과 기쁨을 겪을 권리가 있다. 그것이 나의 새로운 꿈이다. 스매싱 펌킨스가 나에게 그걸 주었고, 영원히 감사한다.”라며 회한의 심정도 내비쳤다. 스매싱 펌킨스는 그에게나 팬들에게나 그처럼 잊을 수 없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던 것이다.
<oimusic 2004년 04월 배순탁>
